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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와 건강에 대해(긴 글, 노잼주의)

devGSP 2022. 7. 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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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와 건강에 대해(긴 글, 노잼주의)

 

IT업계에 있다 보면 이런 우스갯소리를 많이 듣는다.

 

건강한 개발자는 개발자가 아니다.

 

만났던 개발자들을 보면 틀린 말도 아닌 것 같다 ㅋㅋ..

배가 엄청 나오거나 혹은 엄청 빼빼 말랐거나 같은 극단적인 케이스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사실 이런 것보다도 오늘 끄적여 보고자 하는 건 바로 자세에 대한 글이다.

 

매일 컴퓨터를 뚫어져라 보니 거북목이나 라운드 숄더, 양반다리 착석 등이 거의 디폴트다.

뭐 꼭 개발자만이겠는가? 웬만큼 오래 앉아 있는 사무직은 대부분 그런 거 같다.

책상에 앉아 일하는 직업이 아니라고 또 그런 게 없겠는가? 직접 몸을 쓰고, 구둣발로 뛰어다니고… 누구든 몸이 망가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아무튼 이 포스트의 요점을 말하자면 한번 잘못 든 자세가 정말 평생을 갉아 먹는다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 라운드숄더와 거북목이 조금 있었는데, 방치하고 교정하지 않았더니 상당히 많은 악영향을 가져왔다. 정말 짜증 나는 게 있다면 이 수많은 악영향 하나하나가 계속 다른 악영향들을 가져온다는 점이었다.

 

먼저 항상 어깨와 등이 누가 붙잡고 있는 것처럼 긴장되어 있었다. 그래서 항상 가벼운 것을 들 때도 어깨가 불편하고 아팠다. 그리고 어쩌다 양팔을 나란히 뻗는 동작을 하면 오른쪽 어깨만 이상하게 올라가 있곤 했다.

통증이나 불편한 것도 불편한 것인데, 어깨든 등이든 굽고 틀어지는 게 티가 나니까 주변 지인들로부터 자세 좀 똑바로 하라는 얘기를 뒤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다.  

이 라운드 숄더가 나중에는 걸음걸이에도 영향을 줬는데, 몸이 앞으로 굽고 어깨가 말려 있으니까 걸을 때마다 어깨를 들썩이며 걷게 되었고, 걸음걸이가 바뀌면서 왜인지 걸을 때마다 무릎을 굽히지 않는 안 좋은 습관이 생기고 말았다. 걸음걸이가 이상해지니 골반이 틀어졌고, 종아리는 항상 긴장 상태로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라테스, 자이로토닉, 체형교정 PT 등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다. 정말 장기간 이렇게 해 왔고, 마침내 그 빛을 봤기에 그 후기를 적어 보려고 한다.

혹시라도 필자와 비슷한 상황이거나 수습할 수 있는 초기 단계라면 이 글을 읽고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습관부터 바꿔라

 

1시간을 앉으면 그중 5-10분은 일어서서 스트레칭을 해라

항상 가슴과 어깨를 펴라

(...)

 

지나가는 건강 관련 TV 프로그램이나 인터넷 뉴스를 보면 정말 높은 확률로 보는 글일 거다. 근데 왜 아무도 안 하냐

그런데 이런 거 일에 집중하다 보면 다 잊을 수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가 하라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근데 이 핑계 저 핑계로 안 할 뿐. 저 5-10분은 투자를 못 하면서, 보통 8시간 이상인 근무시간은 전부 라운드 숄더 자세, 거북목 자세, 양반다리 착석 자세에 투자하고 있지 않나?

 

즉 당신은 하루 일과에 시스템을 추가해야 한다. 습관화를 할 수 없다면 습관화를 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는 거다

아주 간단하게 예를 들면 초중고를 다닐 때 40-50분 수업 / 10분 휴식 루틴처럼 내가 알람을 해 놓고 잠깐 몸을 움직여 주거나 하는 것이다.

* 어디까지나 하나의 예시다. 이 블로그에서 이 글을 볼 정도의 나이면 자기 상황에 따라서 알아서 적용할 수 있는 나잇값을 하는 사람이라고 전제하겠다.

 

간혹 잘못된 습관은 고치지 않고 체형교정을 해 주는 운동을 싸게싸게 끊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건 돈 낭비다. 직장에서 안 좋은 습관으로 몸을 혹사시키고 운동 강사에게 가면, 강사는 잔뜩 뭉친 당신의 근육을 풀어 주는 데에 많은 시간을 쓰게 되고 당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수업의 비중은 그만큼 줄어들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강사가 자세 고쳐 줘 봤자 습관이 그대로면 결국 다시 초기화된다.

 

 

이왕 돈 주고 바꿀 꺼면 비싸게 해라

 

사실 앞에서 습관화를 강조했지만, 애초에 필자 정도의 단계면 이미 생활 속의 습관화로도 커버가 안 되었던 수준이다. 물론 운동 전문가는 습관 개선만으로도 가능하다고 하겠지만, 애초에 난 운동 전문가가 아니니까 나 혼자로는 불가능하고, 전문가가 말해 주는 동작을 눈으로만 배우고 운동을 어설프게 하면 몸을 더 망가뜨릴 수 있다.

 

결국 이 단계라면 돈을 주고 운동을 등록해서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필자는 일단 많은 운동 센터를 거치며 큰돈을 많이 썼다. 정말 낭비였다고 생각하는 곳도 있고, 정말 만족하는 곳도 있다. 이렇게 돈을 많이 쓰면서 깨달은 것은 이왕이면 비싸더라도 경력이 많은 강사나 원장급에게 1:1 수업으로 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젊은 강사님이 자기 스타일이라고 홀라당 넘어가지 말자. 농담조로 말하긴 했지만 굳이 집고 넘어가자면 젊은 강사가 무조건 못한다는 건 아니다. 다만 못할 확률이 높다. 젊다는 건 그만큼 수업 경력이 적다는 걸 반증하기 때문이다. 자기 앞날의 건강을 위해 큰돈을 쓰는데 당연히 잘할 확률이 높은 쪽에 걸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큰돈을 썼으면 그에 맞는 퀄리티 있는 수업을 듣게 될 거다. 하지만 뽕을 더 뽑자. 수업을 절대 수동적으로 듣지 말자. 웬만큼 잘 챙겨 주시는 분이면 집에서 자기 전에 어떤 동작 몇 번을 하라고 할 거다(인증샷 찍으라는 분도 있음). 당신의 몸 상태를 판단하고 수행하라고 권하는 것이니 무조건 기쁜 마음으로 수행하자. 이 수행 여부가 다음 수업 진행과도 크게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

만약 이러한 과제를 내주지 않는다면 직접 물어보자. 집에서 뭔가 추가로 더 하면 좋을 만한 동작이 있는지, 아니면 운동 안 나오는 날에 어떤 동작을 하고 오면 좋겠는지 등등. 자기 회원에게 이 정도도 못 해 주겠는가?

 

누군가는 어디서 운동을 했냐라고 물어보실 수도 있겠는데 이 글이 광고 글도 아니고, 그분들의 허락을 받고 쓰는 글도 아니다 보니 대놓고 상호명과 본명을 쓰진 못하겠다. 거쳐 왔던 많은 곳들 중에 가장 효과가 좋았던 선생님들을 아래 모자이크 아닌 모자이크로 적어 본다.

 

청담동 ㅅㅌㄷㅇㄱㄹ / ㅇㄱㄹ 원장님

광교 ㅅㅍㄹㅌㅅㅇㅈㅇㄹㅌㄴ / ㅈㅇㅅ 원장님

문정동 ㅅㄹㅍㄹㅌㅅㅇㅈㅇㄹㅌㄴ / ㅈㄴ 원장님

이태원2동 ㅍㅋㄹㅍㅅㄴㅌㄹㅇㄴ  / ㄱㅅㅎ 코치님

 

필자도 아직 다 완벽히 돌아오진 않았다. 아직도 운동을 하고 있고 개선할 부분도 많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확실히 처음 자세 교정 운동을 위한 운동을 시작했을 때에 비해서는 세상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항상 등을 꽉 잡고 있던 느낌이 사라지자 마치 만성피로가 사라진 듯 몸이 너무 편안해고, 종아리의 쓸데없는 긴장이 사라지면서 발걸음도 너무 편안해졌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자세 바로잡고 달라진 세상을 느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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